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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헐적 단식 (16:8 단식, 53식사법, 오토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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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를 결심한 날 밤, 내일 아침부터 굶어야지 다짐하다가 결국 아침에 일어나면 밥 한 공기를 또 비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칼로리 계산, 닭가슴살, 한 달 헬스 끊기를 수십 번 반복했지만 번번이 요요가 왔습니다. 20년 전부터 아침을 끊고 간헐적 단식을 시작한 뒤로 저는 비로소 그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이 글은 그 경험을 솔직하게 풀어낸 기록입니다.
왜 칼로리 계산은 항상 실패로 끝나는가
많은 분들이 다이어트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꺼내 드는 것이 칼로리 제한입니다. 하루 섭취량을 줄이고, 운동으로 소비량을 늘리면 살이 빠진다는 공식이죠.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방식이 우리 몸의 호르몬 시스템을 건드린다는 데 있습니다.
렙틴(Leptin)이라는 호르몬이 있습니다. 렙틴이란 우리 몸이 포만감을 느끼게 해주는 신호 물질로, 지방 세포에서 분비됩니다. 살이 빠지면 지방 세포가 줄어들면서 렙틴 분비량도 함께 감소합니다. 그러면 뇌는 "몸이 위험하다"고 인식하고 더 많이 먹으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억지로 참으면 참을수록 나중에 더 폭식하게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거기에 기초대사량(Basal Metabolic Rate, BMR)의 문제까지 더해집니다. 기초대사량이란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몸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소비하는 최소한의 에너지양을 말합니다. 극단적인 식이 제한을 하면 기초대사량이 최대 10%까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먹는 양은 그대로인데 몸이 쓰는 에너지가 줄어드니, 살이 다시 찌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제가 반복해서 요요를 경험한 이유를 한참 뒤에야 이 원리로 이해하게 됐습니다.
극단적인 단일 식품 다이어트, 이른바 사과 다이어트나 고단백 위주의 애킨스 다이어트도 마찬가지입니다. 단기간에는 효과가 보이지만 영양 불균형이 쌓이면 몸은 그것을 보상하려 합니다. 요요로 나타나거나, 더 심하면 대사 이상 질환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16:8 단식이 효과적인 진짜 이유
간헐적 단식 중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방법이 16대 8 단식입니다. 16시간 공복을 유지하고 8시간 안에 식사를 마치는 방식입니다. 아침 단식이 그 핵심인데, 처음 들었을 때 저도 반신반의했습니다. 아침을 먹어야 두뇌가 활성화되고 대사가 원활해진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으니까요.
그런데 결정적인 단서는 오토파지(Autophagy)에 있었습니다. 오토파지란 세포가 스스로 손상된 단백질이나 노폐물을 분해하고 재활용하는 자기 정화 메커니즘입니다. 2016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개념으로, 12시간 이상 공복 상태가 유지될 때 본격적으로 활성화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쉽게 말해, 오랫동안 음식이 들어오지 않으면 몸이 체내 불필요한 물질을 스스로 연료로 태워버리는 것입니다. (출처: Nobel Prize Official)
일본의 니시 카츠조가 1928년에 정리한 니시 요법에서도 조식 폐지, 즉 아침을 건너뛰는 것이 건강 회복의 기본 원칙으로 등장합니다. 당시에는 오토파지라는 용어가 없었지만, 공복의 시간을 길게 유지하면 몸이 스스로 회복한다는 원리는 이미 임상에서 적용되고 있었습니다. 100년 전의 경험과 현대 분자생물학이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는 사실이 저에게는 꽤 설득력 있게 다가왔습니다.
생리학적 연구에 따르면 공복 시간별 독소 배출 효율도 차이가 납니다. 아침과 저녁을 먹고 점심을 거른 경우, 하루 배출해야 할 독소의 약 66%만 배출되었습니다. 반면 아침을 건너뛰고 점심과 저녁을 먹었을 때는 100%에 가까운 독소 배출이 이루어졌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저녁 단식도 80% 수준으로 효과는 있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저녁 약속을 평생 거절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아침을 건너뛰는 방식이 지속 가능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53 식사법: 공복을 깨는 첫 끼의 원칙
16시간 단식은 솔직히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밤 11시에 자고 다음 날 점심 1시에 일어나서 먹으면 그게 14시간입니다. 조금만 조절하면 됩니다. 문제는 그 첫 끼를 무엇으로 깨느냐입니다. 여기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수를 합니다.
16시간 동안 비워진 몸은 백지 상태와 같습니다. 이 상태에서 정제 탄수화물이나 단백질 위주의 음식을 바로 넣으면 혈당 스파이크(Blood Sugar Spike)가 급격하게 일어납니다. 혈당 스파이크란 식사 후 혈당이 급격히 치솟았다가 다시 빠르게 떨어지는 현상으로, 인슐린 과다 분비를 유발하고 장기적으로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는 원인이 됩니다. 공들여 16시간을 버텼다가 첫 끼 한 번으로 그 효과를 상당 부분 날려버리는 셈입니다.
제가 20년 가까이 실천하면서 정착시킨 방법이 53 식사법, 또는 오삼식사법입니다. 5가지 잎채소와 3가지 뿌리채소로 구성된 샐러드를 첫 끼의 시작으로 먹는 방식입니다. 잎채소는 종류를 다양하게 구성하는 것이 핵심이고, 뿌리채소는 세 종류 이상을 골고루 섭취해 영양 균형을 맞춥니다. 이렇게 채소부터 섭취하면 식이섬유가 먼저 위장을 코팅하듯 채워지면서, 이후 들어오는 탄수화물과 당의 흡수 속도를 자연스럽게 늦춰줍니다.
당독소(AGEs: Advanced Glycation End-products)라는 개념도 여기서 중요합니다. 당독소란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과정에서 단백질이나 지질과 포도당이 비효소적으로 결합해 생성되는 유해 물질로, 혈관 노화와 만성 염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채소를 먼저 먹는 습관만으로 이 당독소 생성을 상당히 억제할 수 있다는 점이 제가 이 방식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출처: NIH PubMed, AGEs 관련 연구)
53 식사법의 실천 방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16시간 이상 공복 후 첫 끼를 시작할 때, 잎채소 5가지와 뿌리채소 3가지로 구성한 샐러드를 충분한 양으로 먼저 먹는다.
- 샐러드 섭취 후에 일반 식사(밥, 고기, 국 등)를 이어서 먹는다. 순서가 핵심이다.
- 빠르게 살을 빼고 싶다면 채소 비율을 높이고 정제 탄수화물 양을 줄인다. 천천히 감량하고 싶다면 채소 양을 조금 줄이고 일반 식사량을 소폭 늘려 조절한다.
- 목표 감량 속도는 한 달 5kg 내외로 설정한다. 이 속도를 넘어서면 요요와 렙틴 교란 위험이 높아진다.
아침 단식 초기에 나타나는 어지러움, 이렇게 넘겼습니다
간헐적 단식을 처음 시작했을 때 가장 힘든 것은 허기짐과 어지러움이었습니다. 이걸 저혈당 반응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제 경험상 이것은 혈당이 실제로 위험하게 떨어진 것이 아니라 장의 상태가 좋지 않을 때 더 심하게 나타났습니다. 장이 건강한 사람은 이 단계를 비교적 수월하게 넘기지만, 장 점막이 약하거나 장내 미생물 균형이 무너진 경우에는 초기 반응이 꽤 강하게 옵니다.
이럴 때 제가 실제로 효과를 봤던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따뜻한 미소된장국을 공복 중에 한 그릇 마시는 것입니다. 된장의 짭조름한 미네랄 성분이 공복감을 완화해주고, 발효 성분이 장 환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또 하나는 사과당근주스를 소량씩 마시는 방법인데, 식이섬유와 자연 당분이 적절히 들어 있어 급격한 혈당 변동 없이 허기짐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건, 53 식사법이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될 수 없다는 점입니다. 특히 체질적으로 몸이 차거나 위장 기능이 저하된 분들에게 공복 직후의 생야채는 오히려 소화불량이나 가스를 유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분들에게는 생 샐러드 대신 살짝 데친 온채소나 따뜻한 채소 국물로 시작하는 방식이 훨씬 잘
